 
알기 쉬운 쑥뜸책을 저술하기에 앞 서...
∎쑥뜸을 권하면서 가장 힘든 것이 자기 병은 자기만이 가장 잘 안다는 자만심에 있다.
필자의 한 후배가 최근에 느닷없이 전립선암에 걸렸다고 소식을 접하고 충격이었다. 사회생활에서 못내 애증이 있는 후배라 그 충격은 더 컸다.
자존심이 강하고 기가 쎈 후배라 항암제 치료에서 그 고통을 감히 어떻게 이겨나갈까 걱정도 되고 고향의 잘 아는 선배의 수제자이기도 해서 참으로 안타까웠다.
그러나 어떤 방법이든 그 친구에게 병문안을 해야지만 사람 된 도리가 아니겠냐고 까지 강조했지만 선배께서는 스스로 좋아지면 나타나지 않겠느냐며 그냥 지켜 보자고만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선배로부터 전립선 수술을 했다는 말을 들었고 그 후로 두문불출하고 집과 병원만을 다니며 외롭게 병마와 싸우고 있다는 말만 전해 들었을 뿐이었다.
2009년 9월 불과 몇일 전 그 친구로부터 술 한잔마시고 있다는 전화를 받고 이미 취해 있는 목소리에 많이 망설였지만 여러모로 소식과 근황이 궁금해 총총걸음으로 시내 약속장소로 나갔다.
이미 선배와 함께 마신 그 친구는 꽤 술이 취해 있었고 백주 대낮부터 마신 술은 비록 맥주라 하지만 그 친구 호기로움으로 일순간 긴장이 되고 안타까움에 더 마음에 걸렸고 진정으로 걱정이 되었다.
대뜸 술잔을 높이 들더니 “암이 주인을 잘못 찾아왔고 번지를 잘못 찾아왔다!!”고 연신 강조했다.
왜 더 조심을 해야지 술을 마시냐고 했더니 전립선을 완전히 긁어내서 깨끗해 졌기 때문에 암하고는 하등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럼 암의 전위는 왜 생기겠냐고 묻고 싶었으나 그 친구의 호기로움에 더 이상 그런 말은 아예 꺼내지도 못하고 겸손한 마음에 더 조심스러운 생각을 갖고 가장 기본적인 입장에서 쑥뜸의 중요성과 효과적인 면을 중심으로 쑥뜸설명과 민간요법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해 갔다.
그러나 그 친구는 쑥뜸 말을 어느 정도 꺼내기도 전에 대뜸 하는 말이 왜 그렇게 노인네 같은 말과 생각을 고리타분하게 하냐며 본인 말을 묵살해버리는 것이다.
아무리 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강의를 했고 내 병 때문에 몸소 체험을 했다고 간곡하게 말을 전하며 내 몸 쑥뜸상태를 보여주며 주장을 해보고 이러한 우리 몸에 유익한 쑥뜸의 좋은 방법 등을 간접경험까지 총동원해서 가르쳐주려고 해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영국속담에 늙은 개는 훈련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 있듯이 40대가 넘어간 불혹의 나이에서는 자기주장이 강하고 자기 병에 대한 확신으로 자기만의 생각외에는 이빨도 들어가지 않는 것이다.
아니다!!
어쩌면 현대의학에 대한 맹신으로 쑥뜸자체가 구닥다리라 하여 이미 병들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늘 건강한 것같이 우리 모두가 저만큼 밀어 내 버리는 것이다.
어찌 병 치유에 노인만이 하는 구차자한 방법만이 있으며 쑥뜸이라면 왜 젊은 사람은 금지되듯 하지 않아야 된다는 건지 정말 안타까울 뿐이었다.
그 날은 아무리 술을 마셔도 취하지 않았으며 안타까움에 그토록 슬픈 하루가 존재할 수 없었다.
참으로 인간으로서 미약한 힘의 한계에
며칠간을 무등산만 멍하니 바라보며 안타까움에 눈시울만 붉히고 있었던 기억이 새롭다.
물론 그 후배가 현대의학으로 술을 마시며 정말 암 인자가 번지를 잘못 찾아와 행패를 부리듯 투정을 하다가 그 친구의 강인한 의지에 겁먹어 저만큼 도망가 버렸으면 좋겠다.
이 글을 읽는 사람은 또 이 말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할지 자못 궁금해지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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